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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투자자소송】 자사주 염가 매각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당한 현대증권 이사진의 묘수가 통할 것인가
    2017-03-30 5794

    – 오는 4월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원의 중간판결에 관심이 쏠려 –


    현대증권 소액주주들, 대주주에로의 자사주 매각을 결의한 현대증권 이사들의 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 제기해

     

    지난 5월 31일 현대증권 이사회는 13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16,715,870주, 발행주식 총수의 7.06% 상당)을 대주주인 KB금융지주에 매각하기로 결의한다. 공교롭게도 결의를 성사시킨 이사들 5명 중 3명은 같은 날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지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들이었다. 결의된 자사주의 매각가격 (주당 6,410원)은 한 달 여 전, 현정은 회장과 현대상선 등이 KB금융지주에게 같은 주식을 매도한 가격인 23,183원의 1/4 정도에 불과했으며 주당 순자산가치 (주당 13,955원)는 물론 평균취득가격 (주당 9,837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이었다.

     

    당장 현대증권 이사회가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이익을 위해 염가에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현대증권의 소액주주들은 반발했고, 대주주 KB금융지주의 이익만을 위해 오랫동안 보유해 오던 자사주를 염가에 매각한 이사들의 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자마자 결정된 포괄적 주식교환

     

    소액주주들이 현대증권을 상대로 이사들의 책임을 물으라는 주주대표소송의 소제기 청구를 한 지 불과 일주일 여 후인 8월 2일, 돌연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 간 포괄적 주식교환이 현대증권 이사회에서 결의된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를 소유해 완전모자회사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주식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 때까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되리라는 보도가 있었을 뿐,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 사이에 포괄적 주식교환이 이루어지리라는 발표는 없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되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들은 모두 주주지위를 상실하게 되고, 상법 제403조 제5항의 법문 상으로는 이미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이 각하될 위험에 처해진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포괄적 주식교환은 급박하게 진행되었다. 소액주주들의 세 차례에 걸친 한 주주명부 열람 신청은 거부되고, 임시주주총회 일자 등 관련 절차는 앞당겨졌다. 결국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결집은 좌절되고,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이 현대증권 주주총회에서 결의된다. 현대증권의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70.38% 주식 전부는 KB금융지주 신주와 교환되었다. 현대증권의 소액주주들은 더 이상 현대증권의 주주가 아니게 된 것이다.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현대증권 주주들의 원고적격, 강제적인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박탈되나

     

    문제는 현행 상법 제403조 제5항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주주의 보유주식이 제소 후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에도 제소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며 ‘발행주식을 보유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이다.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당한 현대증권의 이사들은 상법 제403조 제5항을 근거로, 원고들이 주주대표소송 제기 후 주주지위를 상실하였으므로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은 각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오는 4월 14일 오후 2시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예정되어 있다 (서울남부 2016가합108381호 사건)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주주 지위를 박탈당한 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의 원고적격을 상실하는지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대법원은 신세계 주주대표소송에 관한 판결(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57869)에서, 상법 제403조 제5항과 관련하여 주주대표소송제기 후 주주가 자의로 주식을 처분하여 이를 전혀 보유하지 않는 경우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이 원고적격을 상실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원고적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 다만, 그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대법원의 구체적인 견해가 드러나지 않았다.

     

    주주대표소송이 유래된 미국의 경우, 우리 상법과 마찬가지로 주주대표소송의 제기 후 원칙적으로 원고들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Shelton v. Thompson 등 다수 판례를 통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주주들이 비자발적으로 주주 지위를 박탈당한 경우에는 원고적격을 유지하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다수의 학자들이 주주대표소송 제기 이후에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주주 지위를 상실한 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입법의 구멍 –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주주지위를 상실한 현대증권 주주들은 주주대표소송을 유지할 수 있을까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원고들이 주주지위를 상실한 경우에도 주주대표소송의 원고적격이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의 학자들도 이 문제가 입법적으로 명확해 져야 할 사항이라는 점에서는 입을 모은다. 발의된 상법 개정안들(의안번호 2000645 김종인의원 등 122인 안, 의안번호 2003254 이종걸의원 등 10인 안 참조) 역시 주주가 대표소송 제기 후 포괄적 교환 등으로 주주의 자격을 상실한 경우 대표소송의 효력을 인정하는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제적인 포괄적인 주식교환 절차를 통해 주주의 지위를 박탈당한 원고들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이 각하된다면, 최소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위법행위를 자행한 경영진들이 그 위법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을 회피할 수 있는 도피처가 공식화 되는 셈이다. 과연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주주지위를 상실한 현대증권 주주들이 사법부나 입법부의 결단을 통해 주주대표소송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구현주 변호사 hjku@hannuri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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