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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폰지사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P2P 대출
    2018-07-25 74

    1,138억원을 투자받은 ‘아나리츠’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기소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2018. 7. 3.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사의뢰 받은 P2P 대출업체 ‘아나리츠’에 대해 수사한 결과,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투자금을 약정된 용도로 사용할 의사없이 대출상품을 게시한 후 투자금을 편취, 유용한 사실이 확인되어, 아나리츠의 대표이사 등 총 5명을 기소했다고 한다. 위 피고인들은 2016. 9.부터 2018. 5.까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부동산 담보 대출을 실행할 것처럼 속여 수 천명에 달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약 1,138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편취하였고, 그 중 약 966억 원을 투자금 돌려막기, 주식 투자 등 계약 상의 용도와 전혀 무관하게 사용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약 322억 원이 투자자들에게 미상환된 상태로 연체 중에 있는데, 그 중 일부라도 회수 가능한 대출채권 약 122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210억 원은 이미 주식투자, 돌려막기 비용 등으로 지출되어 피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범죄는 실제 아무런 이윤 창출 없이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 (Ponzi scheme)에 해당한다. P2P 대출이 왜 폰지사기와 같은 범죄수단으로 전락하기 쉬운 구조인지 분석해 본다.

     

    P2P 대출 자금흐름의 구조

     

    P2P 대출이란 개인 간 대출거래를 의미하고, 여기서의 핵심은 ‘개인이 자신의 책임으로’ 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상환 받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P2P 대출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특정 투자상품을 게시하여 두고, 돈을 빌려줄 투자자들과 차주를 연결해 주는 것을 대가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P2P 대출에서 자금흐름의 구조는 <투자단계>, <대출단계>, 그리고 <상환단계>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투자단계>에서는 투자자로부터 P2P업체로 투자금이 이동한다. 이 단계에서 차입자는 P2P업체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대출을 신청하고, 투자자는 P2P업체를 통해 차입자가 게재한 조건을 토대로 투자를 결정한다. <대출단계>에서는 P2P업체로부터 차입자에게 대출금이 이동한다. 관련규정상 P2P업체는 자체적으로 대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모집된 자금을 연계되는 대부업체 (일반적으로 P2P업체의 완전자회사)로 전달하여 대부업체가 차입자에게 대출을 실행한다. 마지막으로 <상환단계>에서는 차입자로부터 P2P업체를 거쳐 투자자에게 돈이 상환된다. 대부업체는 대출채권의 원금·이자를 수취할 권리를 투자자에게 매도하고, 차입자의 원리금 상환에 따라 투자자가 수익을 얻음으로써 계약은 마침내 종료된다.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둔 PSP 대출의 구조


     


     

    각 자금흐름 단계별 투자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범죄위험 

     

    문제는 P2P 대출의 각 자금흐름 단계별로 투자자들은 범죄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투자단계>에서 투자자는 P2P업체의 투자사기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P2P업체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대부업체에 전달하여 차입자에게 대출해 줄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P2P업체가 이와 같은 의무를 부담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교부 받은 경우 이는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검찰이 2018. 7. 4.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아나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금액을 그 전에 투자한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자금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금을 100% 상환한 업체로 가장하였고, 이에 투자자들이 업체를 신뢰하고 점차로 더욱 고액을 투자하였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한다. 아나리츠는 처음부터 투자금을 약정된 용도로 사용할 의사 없이 상품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후 투자금을 편취한 것이다.

     

    다음 <대출단계>에서는 차입자가 P2P업체를 기망하여 투자자가 피해입을 수 있다. P2P업체가 ‘정상’이더라도 대출심사에 필요한 적정인력이나 경험이 부족하여 부적격 차입자에게 대출이 실행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출심사를 담당하는 P2P업체의 평균 심사인력 수는 3.7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기대출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그렇지만, P2P대출은 ‘개인이 자신의 책임으로’ 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상환 받는 것이기 때문에 범죄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이상 P2P업체는 사기대출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투자자가 P2P업체에 지급하는 돈은 차입자에게 대출을 실행한 P2P 연계대부업체로부터 원리금수취권을 매수하는 데 쓰이는 것이고, P2P업체가 원리금이 실제로 수취될 것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애초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차입자에게 대출이 실행되어 원리금이 상환되지 않는 경우 차입자의 범죄행위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게 된다.

     

    마지막 <상환단계>에서는 P2P업체 임직원의 횡령이 문제된다. P2P업체의 대표자 또는 기타 임직원은 형법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게 되고, 이들이 P2P업체로 상환된 자금을 주식투자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게 된다. 특히 투자금이 입금될 때에는 투자상품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제3자에게 결제대금을 예치할 수 있는 ‘고객 예치금 분리보관 시스템’과 같은 제도가 마련되어 비교적 안전하게 보관되는 것에 비해, 대출 상환원리금이 투자자에게 환급될 때에는 이를 P2P업체가 임의로 관리하기 때문에 범죄 위험에 더욱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정상 상환된 원리금을 그 상품의 투자자가 아닌 다른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임의로 소비하여도 투자자들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P2P대출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시장에 참여해야

     

    대부분의 P2P업체는 현재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체로 신고하여 영업 중이고,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금융당국의 감독대상이 아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2017. 8. 29. 개정 및 시행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P2P대출 연계대부업자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록을 의무화하여, 등록된 P2P업체를 직접 감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P2P업체 대표자 등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처벌할 수 있는 직접적인 관계 법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직접 관련 임직원들을 검찰에 고소하거나,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폰지사기의 방식으로 P2P업체를 운영했을 경우 대부분의 투자금은 기존 투자금의 상환, 즉 돌려막기 비용으로 이미 지출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 구제가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는 P2P업체와 차입자의 범죄위험을 모두 지고 P2P대출 시장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 P2P대출이 ‘low risk, high return’이라고 광고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위험성이 높은 시장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P2P대출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P2P업체가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는 신용할 만한 업체인지, 그리고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 부적격 대출자를 걸러낼 수 있는 심사 능력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여 투자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박상욱 변호사 swpark@hn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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