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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빗썸의 거래중단으로 피해본 투자자들 보상받을 수 있을까? – 해외 유사사례에 비춰 본 투자자들의 승소 가능성 –
    2017-11-30 11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거래중단사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빗썸을 상대로 본격적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고 한다. 소송참여의사를 밝힌 사람들만 이천명에 육박하고 인터넷에 관련 소송카페만 4개 이상 개설되어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일명 ‘빗썸 사태’로 명명되는 본 사건에서 과연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법정통화 또는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는 가상화폐의 가치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 해외에서 이와 유사한 거래소 접속 장애 등으로 인한 소송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고 과연 어떤 경우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지 가늠해 본다.

     

    빗썸 거래중단 사태의 전말

     

    지난 11. 12. 오후 4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약 1시간 반 동안 가상화폐 거래량 순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접속이 중단되었다. 당시 비트코인캐시 등 일부 가상화폐 시세의 급등락으로 거래량이 폭증하여 예측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트래픽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한 불가피한 긴급서버점검 및 복구작업으로 인해 거래중단 사태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빗썸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거래가 불가능하였던 그 1시간 반 동안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280만원 선에서 160만원 선으로 폭락하였을 뿐 아니라, 빗썸 측에서 거래 안정화 및 피해 최소화를 이유로 서비스 점검 이전의 거래 대기 물량을 일괄 취소하였다는 점이다. 접속 불능으로 폭락 이전의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여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과 더불어 비트코인캐시를 매도했던 주문이 자동으로 취소됨으로써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해외 거래소의 거래중단 사례

     

    사실 전 세계적으로 거래소 내부의 기계적 과부하나 오류 등으로 인해 거래소가 일시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드문 일이라 볼 수도 없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국한하더라도 이미 지난 6월 미국 2위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본 사건과 유사하게 웹사이트 트래픽의 급격한 증가로 거래가 마비된 적이 있고, 증권∙ 상품 거래소로 범위를 넓혀보면, 2013년 8월 나스닥(NASDAQ)의 거래 중단 사태(3시간 가량 지속)나 2015년 7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 중단 사태(4시간 가량 지속) 모두 거래소 내부의 기계적 과부하 등으로 거래가 중단된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의 런던증권거래소(LSE) 역시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유사한 원인으로 서너 시간에 걸친 거래중단사태를 경험하였다.

     

    이렇게 거래중단 사태가 왕왕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중단으로 인한 매매 기회 상실을 이유로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접속 장애와 시세하락에 따른 손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인 점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단순히 빗썸의 거래가 중단되어 1시간 반 동안 매도 주문을 넣지 못함으로 인해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 상장 사례 – 거래소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가능성

     

    기계적 과부하로 인해 발생한 거래중단 사태를 이유로 거래소에 소를 제기하여 법원이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준 거의 유일한 사례로 2012. 5월 발생한 페이스북 상장 사태를 들 수 있다. 2012. 5. 18.은 페이스북 상장이 예정된 날이었는데, 상장 당일 주문량 폭주로 인해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나스닥의 거래 자체가 약 30분간 지연되었을 뿐 아니라 거래가 개시된 이후에도 2시간 이상 시스템에 문제가 지속되어 투자자들이 제출한 주문이 아예 체결되지 않거나 취소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결국 투자자들은 나스닥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이 소 각하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나스닥으로부터 2650만 달러 합의금을 받아 내는 데 성공하였다. 원칙적으로 나스닥은 자율규제기구(Self Regulatory Organization, SRO)로서 준정부기관에 해당하므로 심판적, 규제적 성격의 행위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지만, 법원은 나스닥이 페이스북 상장 전 거래물량의 폭증으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상장을 추진한 행위는 자율규제기구로서의 행위가 아니라 단지 일반적인 사기업의 이윤추구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번 빗썸의 트래픽 폭증은 비트코인캐시가 급등하면서 갑작스럽게 거래량이 증가해서 벌어진 일로서, 만약 빗썸에서 그 전에 미리 이와 같은 서버 다운의 위험성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대해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거래소를 운영하였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입증할 수 있다면, 빗썸의 손해배상책임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의 주문내역이 남아 있다면 다투어 볼 여지 있어

     

    다만, 빗썸 측이 거래 안정화 및 피해 최소화를 이유로 서비스 점검 이전의 거래 대기 물량을 임의적으로 일괄 취소한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거래 중단 전 이미 주문이 제출된 내역이 남아 있고, 당시 반대 매매, 즉 매수 주문의 가격대별 대기물량이 충분하였다면 사실상 제출한 매도 주문에도 불구하고 빗썸의 거래 중단으로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접속 장애와 시세 하락과의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어 그만큼 손해배상 가능성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위 페이스북 사건에서도 나스닥은 위 집단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스닥 규칙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피해보상안을 마련한 바 있는데, 이에 따르면 주문일시, 주문가격, 체결여부 또는 체결가격이 명확하게 드러난 경우에 한하여 피해보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가상화폐는 정부에서 인정받는 법정화폐나, 금융당국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금융투자상품도 아니다. 당연히 거래 중단이나 해킹 등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제재는 물론, 가상통화 거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이 같은 피해에 투자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도 전무한 실정이다. 사실 가상화폐의 가치를 법원이 인정할지 자체도 미지수이다. 가상화폐의 투기적 성격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법 테두리 밖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굴러가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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