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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투자자소송】 미 제7연방항소법원, Spoofing이라는 매매기법에 대해 첫 유죄판결 내려
    2017-08-31 47

    지난 8. 7. 미 제7연방항소법원은 상품선물시장에서 Spoofing이라 불리는 매매기법을 사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한 마이클 코샤(Michael Coscia)에 대해서 합의부 전원일치 유죄 판결을 내렸다.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이 도입되면서 Spoofing이 명시적 위법행위로 규정된 이래 당해 조항의 위헌성 논란과 더불어 동법에 의거 Spoofing 행위자가 형사기소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었는데, 연방항소심 차원에서 이에 대한 결론이 내려진 셈이다. 도대체 Spoofing이란 무엇이고, 왜 위헌성 논란이 불거졌을까.

     

    Spoofing 이란

     

    시세조정 기법의 하나라 할 수 있는 Spoofing 은 일반적으로 ‘체결 의사가 없는 대량의 주문을 제출하여 시장이 이를 따르도록 유도한 뒤 대량 주문을 취소하고 자신은 반대 매매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행태’를 일컫는다. 전형적인 한 가지 방법을 의미한다기 보다 다양한 형태의 주문제출 방식을 통해 시세조정 내지 시장교란을 야기하여 이익을 취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체결 의사가 없는 주문을 제출한 뒤 당해 주문이 체결되기 전에 거둬들이는 행태’를 그 본질적 속성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금 선물 가격(이전 최종 거래가격)이 200 포인트이고, 그 위로 205, 210, 215 포인트의 매도호가, 아래로 195, 190, 185 포인트의 매수호가가 각각 형성되어있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선물을 매도하고자 하는 트레이더는 최소 195 포인트에 매도주문을 넣어야 기 존재하는 195 포인트의 매수주문과 체결될 수 있고, 역으로 선물을 매수하고자 하는 트레이더는 최소 205 포인트에 매수주문을 넣어야 매수가 가능하다. 그런데, 만약 한 트레이더가 200 포인트에 소량의 매도주문을 넣고, 바로 직후 185, 190, 195 포인트에 대량의 매수주문을 갑자기 제출하였다가 취소하게 되면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매수주문이 취소되기 전까지 이를 대량 매수세의 유입으로 착각한 시장은 선물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195 포인트를 넘어 200 포인트까지도 매수주문을 제출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렇게 제출된 매수주문은 결국 트레이더가 미리 제출한 200 포인트 매도주문과 매치되어 거래가 체결되게 된다. 즉, 트레이더는 195 포인트가 아니라 200포인트에 보유 수량을 매도할 수 있게 되어, 5 포인트만큼의 이익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인간 대 인간의 거래가 아니라 컴퓨터 대 컴퓨터, 즉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한 고빈도매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 선물 시장에서 위와 같은 매매행태는 훨씬 더 큰 시장교란의 위험성을 지닌다. 즉, 미리 설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매매하게 되는 상대방 트레이더(사실상 컴퓨터)들이 Spoofing 기법에 따른 매매를 포착하지 못하고 주문자 (Spoofer)의 의도에 따라 매매를 계속할 경우 상대방 트레이더는 손실을 보게 되고 그만큼 Spoofer의 이익은 쌓이게 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마이클 코샤 역시 에너지, 철, 금리, 환율 등 18 종목의 상품 선물에 대하여 “Flash Trader”와 “Quote Trader”라는 컴퓨터 매매 프로그램을 통한 Spoofing 기법을 사용하여 2011년 3개월간 140만 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드프랭크 법 상 규정된 Spoofing 조항의 위헌성 여부

     

    위에 기술된 Spoofing은 언뜻 보기에 충분히 시세조정 내지 시장교란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뚜렷해 보인다. 그리고, 실제 도드프랭크 법 도입 전에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위와 같은 Spoofing 기법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트레이더들에게 민사적 제재금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왜 이를 명시적으로 위법하다고 규정한 도드프랭크 법에 대한 위헌성 논란이 불거졌을까.

     

    도드프랭크법 제747조는 Spoofing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체결 전에 당해 주문을 취소할 의도를 가지고 매수·매도 주문을 하는 행위.” 즉, Spoofing이라 일컬어지는 매매행태의 본질적 속성을 그대로 정의하고 이러한 Spoofing은 위법하다고 규정하였다. 문제는 동 조항이 상품거래법(Commodities Exchange Act)에 편입되어, 기존 상품거래법에 존재하던 형사처벌 조항과 맞물려 고의로 동 조항을 위반할 경우에 10년 이하의 징역형, 즉, 민사적·행정적 제재를 넘어 형사적 제재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즉, 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을 정도로 Spoofing을 충분히 명확히 정의하였는지 여부가 이슈가 된 것이다.

     

    마이클 코샤에 따르면, 현실 거래에서 보유 수량이 모두 체결되도록 할 목적으로 실제 보유 수량보다 더 많은 주문을 제출하는 기법이 흔하게 사용되고, 특히 특정 가격에 다다랐을 경우에만 주문이 체결되도록 하는 ‘Stop-loss’ 주문 또는 주문이 직접 체결되지 않으면 바로 취소되도록 하는 ‘Fill or Kill’ 주문 등의 조건부 주문이 비일비재하게 사용되는데 이러한 매매행태 역시 어느 정도의 취소 의사를 가지고 주문을 제출한다는 점에서 위법한 Spoofing과의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따라서 모호한 규정이라는 것이다.

     

    연방항소법원의 판단

     

    그러나, 결국 코샤의 주장은 법원을 설득하는데 실패하였다. 제7연방항소법원은 당해 조항에서 Spoofing 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고, 더 나아가 코샤가 매매 당시 Spoofing의 위법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였고 보았다. 즉, 법원은 대량주문(허수주문)과 소량주문(진성주문) 사이의 취소비율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는 점이나, 코샤가 알고리즘 프로그램이 시장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미끼처럼” 작동하도록 프로그래머에게 주문한 사실에 대한 증언 등을 토대로 코샤가 ‘체결 전에 당해 주문을 취소할 의도를 가지고 매수∙매도 주문을 하는 행위’ 즉, Spoofing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코샤가 예로 든 다양한 매매형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1심 법원과 달리 제7 연방항소법원은 Stop-loss 주문 또는 Fill or Kill 주문 등은 특정 후발 사건에 따라 체결되도록 설정된 거래기법 중의 하나로서 아예 처음부터 체결의사 없이 주문을 하는 Spoofing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시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대법원은 “단지 매수주문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하여 매수의사 없이 하는 허수매수주문도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2항 제1호가 금지하는 이른바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행위의 유형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설시하여 Spoofing을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정행위로 보아 왔고,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거래 성립 가능성이 희박한 호가를 대량으로 제출하거나 호가를 제출한 후 해당 호가를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하여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행위”가 명시적으로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추가되기도 하였다.

     

    결국 관건은 기본적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방향성 예측거래의 비중이 높고, 위에서 예를 든 다양한 조건부 주문이 비일비재하고, 차익거래/헤지거래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시장참여자들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특히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미 초당 수천 건의 매매주문이 오가는 고빈도 매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위법한 매매행태와 적법한 매매기법을 어떻게 구분하여 적발할 것인지, 그리고 적발된 매매행태를 시세조정 내지 시장교란행위로 포섭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인데, 금융당국의 보다 효과적이고 정교한 규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것이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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