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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투자자소송】 유령계좌 사건으로 보수를 환수당한 웰스파고 은행 경영진, 피소당한 주주대표소송에도 적신호
    2017-05-23 73

    지난 5. 4. 캘리포니아연방법원이 웰스파고 은행을 상대로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의 소각하청구(motion to dismiss)를 기각하였다고 한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2016년 하반기 미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유령 계좌 사건의 진원지인 웰스파고 은행 전·현직 이사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게 되었다. 우량은행으로 손꼽히던 웰스파고 은행에 최악의 오명을 안긴 유령 계좌 사건은 무엇이고, 이와 관련하여 이사들의 잘못은 무엇이었을까.

     

    화려한 웰스파고 은행의 성장 뒤에 숨겨진 불법적 영업 행위

     

    그 동안 웰스파고 은행은 같은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소위 교차판매(cross-selling) 영업전략을 통한 성장모델의 모범으로 꼽혀왔다. 즉, 대출이 필요한 고객을 설득하여 저렴한 이자를 제공하는 대신 자사의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수완을 발휘하며 수익 기반을 넓혀왔던 것이다. 웰스파고은행은 2012년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15개 세계 주요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시에 하락시킨 등급조정 사태에서도 홀로 살아남은 저력을 보였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코카콜라를 밀어내고 워렌 버핏의 최대 피투자회사가 되기도 했다.그러나 지난 2016. 9. 8.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의 벌금 부과로 웰스파고 은행의 이러한 화려함의 이면에 불법적인 영업 행위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웰스파고 은행 직원들이 자신들에게 할당된 실적을 채우거나 실적과 연계된 성과급을 받기 위하여, 고객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고객 명의를 도용하여 수백만 개에 달하는 허위 계좌를 개설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하여 고객들에게 손해를 입혀 왔던 것이다. 이러한 불법적 영업행위로 인해 웰스파고 은행은 정부에 총 1억 8천 5백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냈고, 명의가 도용당한 고객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으로 약 1억 4천 2백만달러에 달하는 합의금을 물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자 웰스파고 은행의 주주들은 웰스파고 은행의 전·현직 임원 및 이사들이 무리한 실적목표 부과를 통해 직원들을 압박하고 직원들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알고서도 이를 묵인하였독 주장하면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고의의 불법행위가 아닌 임무해태를 이유로 한 주주대표소송은 쉽지 않아

     

    주주대표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이사에 대하여 그 책임추궁을 게을리 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표하여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인데, 주로 이사의 배임이나 횡령 등 적극적이고 고의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하여 제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이사의 임무해태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에도 소 제기는 가능하지만, 이사들에게는 소위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라 일정범위의 재량권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외부자인 주주가 이사들의 임무해태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임무해태나 과실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은 힘든 것이 현실이다.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 역시 In re Caremark 사건에서, 이사의 임무해태는 이사회 감독 활동의 지속적이고도 조직적인 실패가 입증되었을 경우에만 성립하며 이 기준을 통과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웰스파고 은행의 경우는 달라

     

    그러나 웰스파고 은행의 경우에는 임무해태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장에 따르면,웰스파고 은행의 경우 감사위원회가 최소한 2011년부터 내부조사팀으로부터 수상한 영업행태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았고, 리스크 위원회나 인사위원회 역시 불건전 영업 행위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으며, 더 나아가 이사회 차원에도 관련 내용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2015년에는 직원 중 한 명이 CEO를 수신인으로 (더불어 이사회 전체를 참조로 하여) 실적 압박으로 인해 비윤리적인 영업 행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불법 계좌 개설과 관련한 내부고발건으로 직원을 임의 전근시킴으로써 당해 직원이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법원은 이러한 정황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불건전 영업 행위의 존재를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데 소홀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피고들의 소각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사건에서는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 뿐 아니라 주주대표소송에서는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않는 증권법 위반도 청구원인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즉, 피고들이 불법 계좌 개설과 관련한 내용을 누락한 허위의 주주총회 안내서를 통하여 주주들로 하여금 이사 보수나 선임 문제에 대해서 찬성하도록 하였다는 점을 주장하거나, 피고들이 허위 공시를 통해 웰스파고 은행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켰는데 이로 인해 자사주를 높은 가격에 매입한 웰스파고 은행이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이러한 주장과 관련하여서도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웰스파고 은행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2016. 9. 8.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의 벌금 부과 이후 웰스파고 은행 CEO는 정부 당국의 청문회에 불려 다니다가 결국 불명예 퇴임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은행 자체적으로 전직 임원들에게 이미 지급한 보수 중 상당한 규모에 대해서 환수하는 결정을 하기까지 하였다. 유령계좌 사건으로 웰스파고 은행이 입은 직접적 손실이 3억 달러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이미 지급받은 보수까지 환수당한 임원들이 상당한 배상책임까지 추가적으로 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실적 증대를 위해 직원들에게 무리한 실적 목표를 부과하고 불건전한 영업관행을 묵인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건전 영업활동이 경영진에 대한 책임추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웰스파고 은행 사건의 전말은 우리 금융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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